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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가족보다 오래보는 사람들 '직장동료', 그리고 소풍

가족보다 오래보는 사람들 '직장동료' 


안녕하세요. 백프로입니다.

저는 한 회사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업특성상 이직률이 높지만

이 회사에서 오래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람들때문입니다.

하루동안 가족보다도 더 오랫동안

보고 지내는 직장동료.

과연 일만하는 사이로 지내야 할까요?




오전 회의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주말에는 덜 피었던 벚꽃들이

야속하게도 평일에 활짝 피었네요.



오늘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는데

내일이면 이 아까운 벚꽃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모를 붉은 꽃들도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치는데

꽉 막힌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려니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핸드폰을 꺼내서 한 직원에게

전화를 겁니다.

"OO야, 나가서 먹게 사람들하고

도시락들고 회사앞으로 나와."


뜬금없는 나의 꽃바람에

투덜투덜~~

귀찮아도 도시락가방을 매고

나와주는 고마운 사람들.


그렇게 갑작스런

동료들과의 소풍이 시작되었지요.

학생 때 소풍이란 설레임 그 자체였는데

일에 치이며 살다보니

그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네요.

직장인 여러분,

여행이 아닌

소풍을 가보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평일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들고

나들이를 갈 수 있는 것도

이들이 함께있기 때문입니다.

나 혼자였으면 꿈으로 끝났을 일.



차를 타고 가는 길

도로에 핀 벚꽃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오늘 오후에 비온다니까

많이 봐둬~"


집에 아내와 애기가 있는 동료들은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합니다.

집에서 무뚝뚝한 남편들도

좋은일이 있으면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직장인 소풍의 목적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제 오늘밖에 볼 수없는

벚꽃 명소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언덕을 오릅니다.

경치가 너무나도 좋으니

언덕길도 힘들지 않네요.




오손도손 모여 즐겁게 식사도 하고

게임도 즐기는 학생들.


한 동료가 나는 학교다닐 때

뭐하고 지냈냐며 한풀이를 합니다.

묵묵히 듣기만하고

아무말도 없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공대생입니다.

그것도 맨날 컴퓨터랑만 대화하던..ㅠ


"밥이나 먹자"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도 있고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

직접 싸온 도시락도 있으며

혼자밖에 해줄 사람이 없는 자취남,

아내가 싸주는 '아직은신혼'도 있지요~


준비하는 사람은 달라도

모두가 정성껏 준비한

한끼 식사입니다.





멋진 풍경을 보니

식사도 더 맛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기 싫어서

버티는 중입니다.ㅜ



옆에 있는 벚꽃을 보니

정말 아름답군요.

왜 매년 벚꽃이 절정일 때

비가 내리는건지..

정말 아쉽네요.




마지막 사진을 남긴채

이 멋진 풍경을 두고

싫어도 떠나야할 때입니다.


우리는 직장인 이니까,

우리에겐 오후업무가 기다리니까.



잠시나마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은채

그렇게 그 길을 내려옵니다.


일과 회사에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든지 언젠가는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때 비록 해결을 못해주지만

힘내라고 응원해줄 수 있는,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가족같은 사람들이

주위에 항상 있습니다.


비록 모두가 마음이 같을 수는 없지만,

잠자는 시간을 빼면

가족보다 더 오래보는 사람들을

단지 업무로만 만난다는 것은

엄청나게 슬픈일인거 같습니다.


뜬금없는 꽃바람에 동료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오고 나니

새삼 직장동료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

몇자 적어봅니다.


지금 함께하는 이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칩니다.